요즘 제 걱정은 제가 제 스스로를 잘 모르겠다는 것 입니다.
저는 꽤 이른 나이 부터 이런 고민을 했어서 이미 나를 잘 알게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요즘 또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쉽게 말해서 MBTI 가 업데이트가 된 것 같습니다. 다들 잘 아는 MBTI 에 비유하여 이야기 해보자면...
굳이 약속잡고 사람 만나는건 귀찮고 집에 있는게 좋지만, 또 집에만 있으면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싶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사람들한테 연락을 잘 안하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걸 보면 I형 같기도 하면서 누구보다 밖에서 사람 만나는걸 좋아합니다.
모임 한번 나가면 사람들과 금방 친해져있고 항상 마지막 까지 남아있는 저는 I 일까요 E 일까요?
그러면서도 너무 말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다가 기가 다 빨려오는 날이 있는걸 보면 E는 아닌 것 같은데 I라고 하기에는 사람들이랑 이야기 하는걸 좋아하네요.
멀리 있는 미래보다는 눈 앞에 닥친 현실을 마주하게 된 사람이 되었습니다.
항상 미래 지향적이고 멀리 내다보는 생각을 하는걸 보면 명백히 N 인데 요즘은 너무 현실적인 생각만 해서 S인가 싶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예전에는 대충 이정도 나이가 되고 만나고 있는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결혼하지 않을까? 이런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면 요즘은 현실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으면 꿈 조차 못 꾸는 것이고, 현실적인 준비를 먼저 해야겠다는 마음속의 계획이 생겼습니다.
리스크가 크지만 수익이 큰 주식에 투자하던 과거의 저와 달리 이제는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배당주식만 투자하려고 하는것만 봐도 사람이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초장기 투자라서 멀리 내다보는게 맞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제가 최근 몇 년간 무리하게 투자해서 망쳐놓은 것들을 뿌리부터 뽑아서 고쳐나가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가 정말 많이 변했다고 느껴집니다.
이것도 어쩌면 나이 먹으면서 자꾸 더 크게 현실에 부딪혀서 그런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감정에 사로잡히는 충동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작년에 제 인생에 꽤나 큰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두번 다시는 감정에 사로잡히는 충동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감정에 브레이크를 만들어둔 것이죠.
사람이 이렇게 마음 먹는다고 쉽게 변할 수 있는가? 일시적인게 아니냐? 라고 충분히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저는 제가 타인을 바꿀 수 없지만 자기 자신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저는 스스로를 많이 바꾸면서 살아 왔습니다.
제가 INFJ 인데 INFJ가 페르소나가 여러 개 라는 말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사람 마다 그에 맞는 가면을 바꿔 쓴다는 말도 전적으로 동의하며, 놀랍게도 제 스스로에 대한 가면도 바꿔 쓸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가면을 바꿔 쓴다는 것은 바로 스스로의 행동이나 생각을 바꿔서 새로운 사람 처럼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죠.
이게 무슨 판타지 영화인가 싶겠지만 그게 INFJ 이고 그게 저라고 생각합니다.
좀 철학적으로 얘기하자면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있으면서 속할 수 없는 특이한 사람들이 다 INFJ 인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지금 문제는 브레이크를 너무 쎄게 걸어 버린 것인지.. 제가 반대로 너무 이성적이고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회사에 있을 때에는 완전히 일하는 기계가 되어버린 것 같고, 다른 사람들과도 너무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들고 싶지가 않게 되었습니다. 공감 또한 그냥 적당한 선에서의 적당한 공감.
어쩌면 이게 트리거가 되어서 N에서 S 로 넘어가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감정을 걸어 잠구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이 되니 자연스럽게 당장의 현실을 따지게 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고도로 발달한 J는 P와 구분할 수 없는걸까요?
예전에 면접 준비할때 대본을 만들어서 달달 외워 가고, 회의나 발표 준비할 때 벌벌 떨던 저는 어디 갔는지
요즘은 제가 엄청 태연해진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P가 아니라 너무 고도로 발달한 J 라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대충 이렇게 해서 저렇게 하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이 되고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고 해야 할까요?
혹은 문제가 생겨도 그냥 아무일도 없구나, 수습하면 그만이구나, 잘 못하면 잘 못하는거고 잘 하면 잘 하는거고
와 이것도 너무 감정이 죽은 로봇같은데요? ㅋㅋ
이것도 글을 쓰다보니 T 의 영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리
글을 쓰다보니 제 MBTI가 어떤 식으로 업데이트가 되었는지 정리가 된 것 같네요.
제가 현실이라는 덤프트럭에 치이고 나서 멀리 있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눈 앞에 닥친 문제에 집중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N->S 로 넘어가게 되면서 충동적으로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아야만 당장의 문제 들을 해쳐 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F->T로 넘어가게 된 것 같고,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되면서 계획적인 J 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 것 같습니다.
계획하는 것 조차도 효율과 논리를 따지면서, 차라리 계획을 하지 않는게 베스트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거나 또는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수습하면 되지 이런 감정적이지 않고 이성적인 생각이 개입되면서 P 처럼 행동하게 된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요즘 너무 압박감을 많이 받은 것 같네요
앞으로 훨씬 더 많은 활동을 하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도 힘들고
세상이 등을 돌려도 끝 까지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이 세상이 있기는 한 걸까? 의문이 들고 그러네요..
세상 복잡합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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