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재충전의 시간
오랜만에 휴가를 쓰고 여유가 생겨서 근황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걷기 모임
이전 스토리에 이어서... 때는 4월 중순이었습니다.
그때 진짜 몸도 마음도 아프고 힘든 시기어서 그냥 다 내려놓고 좀 쉬고 싶고 싶었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걷고 싶었는데 우연히 걷기 모임을 발견해서 걸으러 나갔습니다.
이 모임의 좋았던 부분은 수요일 퇴근 후 널널한 시간에 만나서 진짜 그냥 걷기만 하다가 돌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뒷풀이가 없고, 술자리가 없고, (회차는 계속 있지만) 일회성 모임이기 때문에 모임 사람들과 관계 유지에 힘쓸 필요도 없고, 그냥 그날 하루 보내고 오면 된다는 것, 그런 부분들이 참 좋았습니다.
그러나 모든게 다 좋았던 것은 아닌데요.
그 모임이 이미 회차가 꽤 진행된 상태라 오신 분들 대부분이 이미 서로 아는 사이었습니다.
예상대로 그날 처음 온 사람끼리 뭉치게 되었는데 다들 활발하셔서 기가 좀 빨리더군요 ㅋㅋㅋ
그래서 그냥 적당히 야경좀 보고 사진찍다가 돌아오자는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혼자 떨어져있는 것 처럼 보였는지 운영진 분들이 챙겨주려고 애써주셨고, 그런 친절들에 감사를 느꼈습니다.
그냥 집에 갔다면 다시는 참석 안했을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그런 감사했던 것들이 생각이 나서 그 다음주에 또 나가게 되었고,
다른 일 하시다가 게임 개발로 넘어오려고 하시는 분과 우연히 만나서 그 분이랑 그 주, 그 다음주 까지 쭉 재밋게 대화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이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업종으로 넘어가시는 거라서 고민이 엄청나 보이셨는데 그게 또 너무나 이해가 되었고...
제가 게임개발 업계와는 사랑과 미움이 같이있었던.. 애증의 관계였고, 누구 도와주고 알려주는거 좋아하기 때문에 되게 즐거웠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그렇게 한 주에 한 번씩 모임을 총 4번 나가게 되었고, 모임이 잠깐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지금 까지 쭉 모임에서 친해졌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랬습니다.
요즘 느끼는데 저는 정말 간절한 순간에 저에게 딱 필요한 것이 찾아오는 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제가 그걸 기가막히게 기회라는 걸 알고 잘 잡아채는 것 같습니다...
그런 대신에 좋은 일이 생기면 그 다음엔 나쁜 일이 연달아 일어나는 불운도 같이 존재 ㅠㅠ
익명의 편지 교환 모임
그와 동시에 또 글쓰는 모임도 같이 했는데요.
한 주에 2회 글 주제를 호스트 분이 메일로 보내주시면, 제가 답장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조금 특별했던 점은, 이전 주제에 대해 다른 분께서 쓴 글을 익명으로 같이 보내주시고 제가 답장을 달면 익명으로 전달해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익명의 편지 교환이죠.
아마 그 동안 블로그를 못했던 이유가 글 쓴다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2회가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답장까지 써야해서 🥲
주제는 이랬습니다. 글은 엄청 길게 썼는데 정말 요약하자면...
마음의 사고를 입었을 때 기분을 낫게하고 마음을 돌보아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3가지
- 운동
- 사람만나기
- 휴식하며 드라마 시청(나의 해방일지)
나의 찐친 3명
- 나의 찐친은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
- 찐친이란 아무런 목적 없이도 연락하고 만날 수 있고, 정말 오랜만에 보아도 어제 본 것 같은 그런 사이이며 같이 있어도 집에 혼자 있는것 같은 편안한 사이. 내 주변에 가장 친한 5명의 친구들이 바로 내 모습인 것 처럼 찐친은 곧 "나 자신" 이다.
나의 에너지를 뺏어가는 5가지
- 편하지 않은 사람(들)과 오랜 시간 같이 있어야 하는 순간
- 당장의 괴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이 그저 버텨야만 하는 순간
- 할 일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
- 자신 없는 일을 해야하는 순간
- 약간 누런 빛의 조명을 오래 받을때
내가 사랑하는 플레이 리스트 5가지
- 음악
- 치킨과 햄버거
- 글쓰기
- 옷
- 사람들
나의 고민 3가지에 대해 나 스스로 상담해보기
-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습니다. 인간 관계가 쌓여있는 부채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지인들을 철저한 스케줄 아래에서 로봇처럼 관리해야 하는 지 (일주일 지났으니 연락 해볼까? 2주 지났으니 얼굴 보자고 할까?), 아니면 지금 처럼 다들 스쳐지나가는 인연이라 생각하고 어떻게든 연락이 이어지는 사람은 이어지고 끊어지는 사람은 끊어지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스스로 답변 : 어차피 만날 사람 만나고 안될 사람 안된다. 흘러가는 대로 두는게 맞다.
- 제 인생의 다음(Next)은 무엇 일까요? 꿈에 그리던 모습의 직장인이 되었고, 돈은 부족하지만 시간은 넘칩니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휴가도 쓸 수 있고 놀러갈 수도 쉴 수도 있습니다… 저는 대학교도 취업도 너무 빨리 클리어 했고, 누구는 평생을 클리어 못하는 사회인 Chapter 1 또한 너무 빨리 클리어 해버렸습니다. 다음은 Chapter 는 결혼 밖에 없나요? 뭔가 더 없을까요? 결혼 상대도 못찾았고 준비가 아직 안되어 있어서 하고 싶어도 처음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벽앞에 선 느낌입니다. (제 기준으로 사회인 Chapter 1 은 충분한 만족도를 느끼고 충분한 보상을 받으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입니다.)
- 스스로 답변 : RPG 게임의 컨텐츠가 바닥나면 그 끝은 친목질이거나 미친짓이다. 다음 컨텐츠가 업데이트 되었을때 함께 할 사람들을 모으고 만나고 친해지고 그러면 된다.
- 여사친과 여자친구의 차이는 무엇 일까요? 저에게 친구로서 친해지고 싶은 것인지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스스로 답변 : 상대방이 개수작을 부리면 여사친이 아니다.
죽기 전 꼭 이루어보고 싶은 5가지
- 가족 만들기
- 그저 태어났기 때문에 가족이 된 게 아니라 직접 선택한 사람과 함께 가족을 만들어가는 것
- 서울에 집 마련하기
- 우주여행
- 책쓰기
- 이상적인 사람이 되기
- 신체적으로도 매우 건강하고, 튼튼하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하고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고, 삶의 균형을 잘 잡고 중심이 무너지지 않는 그런 사람.
- 남을 도울 줄 알고 배풀 줄 알고, 거기에서 오는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며,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사람.
- 자신의 일에 확신과 긍지를 가지고 자신감 넘치게 행복하게 일을 하는 사람.
- 마음에 여유가, 삶의 여유가 넘치는 사람.
- 혼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며, 같이 있을 때는 더욱 빛나는 그런 사람.
저는 늘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잘 알다가도 갑자기 제가 누구인지 모르게되고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제 스스로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를 하는 시간이 필요했었고, 이번 5월 달이 그런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답변 달아놓은걸 나열해 놓으니
제가 그 좋은 직장에서 이직을 했던 이유가 너무너무 명확하게 보이네요 😂
제가 지금 어떤 고민이 있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하며, 앞으로 뭘 해야할 지 정리가 잘 되었습니다.
소비는 줄이고... 주말에 회사일 말고 또 다른 수익을 낼 방법이 있을지 고민해봐야 겠네요.
요즘 또 개발 공부에 소홀해지는데 몸 값을 올리기 위한 공부 방향도 좀 다시 정리해봐야겠습니다.
최근에 저도 그렇고 K, N으로 시작하는 회사 다니는 프론트 친구들도 너무 현실에 안주하고 고여간다는 고민이 공통적이던데 주니어 프론트 엔지니어가 앞으로 더 경쟁력 있고 열정적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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